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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트리시 홀

Created at
2022/02/21
Updated at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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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트리시 홀 지음 | 신솔잎 옮김 | 더퀘스트 | 2021 별점: ★★★☆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만한 훌륭한 커리어를 미국 언론계에서 쌓아 온 저자가 전하는 글쓰기에 대한 메시지. 모든 글에 대한 것은 아니고 실용문, 그 중에서도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주장을 담은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 팁은 ‘정확한 사실과 전문성에 기반하되, 심리학적인 면에서 독자를 배려하는 글을 써라.’, ‘보편적인 이야기보다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라.’ 등 마음에 새겨둘 만 한 것들이다. 특히, 그럴싸한 전문용어를 남발하기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간결한 글을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하는데, 대중을 상대로 글을 쓸 때 꼭 명심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

밑줄 긋기

서문
언쟁이 시작되면 사람들은 방어적으로 변하거나 그저 귀를 닫고 무시한다.
“팩트는 의학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타깃 독자의 정신적∙정서적 상태를 확인한 뒤 적절한 양을 처방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당신의 글을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선택적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팩트를 선별해 듣는다. 학력이나 정치적 성향과 관계 없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Part 1. 글의 세계에서 배운 교훈들
간결한 글과 따분한 글은 다르다. 간결함이란 의식적으로 단어를 선별하고 문장 구조를 고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가 이해하려고 지나치게 노력할 필요 없이 욕조에 몸을 담그듯 문장에 빠져들도록 몇 번이고 글을 살피고 검토해야 한다. 마찰이 느껴지지 않는 글이 되도록 말이다.
냉혹한 곳에서 인정받지 못하다가 끝내 다 포기하는 것보다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해 천천히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올라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부당한 피해를 입는 일이 법으로 제재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1979년, 캐서린 맥키넌(Catharine MacKinnon)의 저서 직장 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Sexual Harassment of Working Women)에서 처음으로 명시되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내가 끝도 없이 글을 쓰고 또 쓰고, 아주 오랜 시간 근무하며,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나 출근해도 여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나이대의 누군가가 나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있다고 또는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비교하지 않았다.
추후 도움이 될 유용한 기술을 단 한 가지라도 발굴할 수 있다면 세상에 어떤 직업도 가치 없는 일은 없다.
물론 무척이나 운이 좋아 좋은 직장으로 이곳저곳 수월하게 이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는 우리 부모 세대에서 이른바 대기만성형이라 부르는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껏 꾸준히 지켜본 바, 정말 행복한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고 모험을 감행하는 이들이었다. 내 안에 실패를 감수할 의지가 어쩌다 생겨난 것인지는 나도 미지수다. 어쩌면 멋진 오빠와 사랑스러운 남동생 사이에서 방치된 채 자란 둘째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뉴욕의 최고 언론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원고를 고쳐 쓰며 나보다 글을 못 쓰는 이들도 있다는 것을 금세 눈치 채곤 큰 용기를 얻었고 내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펜실베이니아 주 댈러스 시 출신의 수줍음 많은 소녀를 떨쳐낼 계기가 되었다. 대담해진 나는 상사에게 기자 일을 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예전 상사들에게서 배운 중요한 교훈이 하나 있었다. 바로 권위적이지 않되 결단력이 있어야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바라는 바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거나 또는 밝히지 않는 상사는 최악이다. 어떤 프로젝트나 아이디어를 진행해야 할지 아무리 기다려도 알려주지 않는 상사도 끔찍하다. 다른 의견에는 귀를 막고 본인의 변덕대로 일은 진행시키는 상사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당신이 이런 상사 아래서 일하고 있다면 일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밀어붙여야 할 것이다. 물론 동시에 그 상사를 만족시키면서. 이것이 어렵다면 아마 가장 좋은 선택은 당신이 배우거나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상사를 찾아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일 테다.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은 상대방과 헤어진 후에는 시간을 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보내는 것이 좋고, 이 때 이메일을 활용한다면 향후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가 수월하다.
학교든, 일터든, 어디에 속해 있든 주변 사람들에게서 배워야만 한다. 사람마다 관점도 다르고 에디팅 스타일도 다르다. 무엇이든 나름의 배울 점이 있다. 당신 주변의 가장 똑똑하고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을 모방해야 한다.
Part 2.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고등학생 한 명이 중동의 평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해봤자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학생이 여름방학 동안 참가한 캠프에서 팔레스타인 및 유대인 10대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지냈다면 이 경험은 설득력 있고 출판 가능한 한 편의 에세이가 될 수 있다. 이 학생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고, 이 경험으로 글을 쓸 자격을 얻은 것이다.
당신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자 할 때는 어느 정도의 전문 지식은 물론 그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자신이 있든 없든, 권위 있는 글을 써야 한다. 자신이 이 글을 쓸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주제든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 매료된다. 박사 학위가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클리블랜드 시에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임대인이든, 하루 동안 히잡을 벗고 생활하기로 결심한 젊은 여성이든, 글을 쓰는 주제에 관련한 경험이나 역사가 있어야 한다.
어떤 방법을 쓰든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자신의 본모습으로 글을 써야 한다. 업무용 사고 회로를 가동시키거나, 학자로서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내부인들만 알아듣는 특수 용어를 쓰면 글이 망가진다. 당신이 전하고 싶은, 당신만이 제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깨달아야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가 분명해진다.
많은 필자가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이야기를 한결 강렬하게 만들어주고 설득력을 훨씬 높여줄 세부적인 이야기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더욱 많이 하는 실수 말이다.
Part 3. 생각을 전달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힘
공통점을 찾은 후 의견 불일치를 불러올 수 있는 쟁점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면 이미 유대감이 형성된 청중은 당신의 말을 기꺼이 들어줄 용의가 커진다. 심리학자들이 진행한 연구에서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되었다.
감정은 단순히 기사나 연설, 책에서 독자에게 감응을 일으키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판단이란 결국 자신의 감정을 정당화하는 구실이라는 점에서 감정은 합리적 판단을 도출하는 근거가 된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포함해 수많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세웠으나, 그 저변에는 다른 인종, 국가, 그리고 여성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배제되었다고 느낀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했고,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타당하다고 힘을 실어주는 전략이 깔려 있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정신적 단순화 과정을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일컫는다. 복잡한 사안마저도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법칙을 뜻한다.
공감은 타인의 심리적 기제를 이해하는 능력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에 가깝다. 영리한 정치인들, 선동가들, 사이코패스들은 공감에 능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사람들을 일반화하는 것은 글쓰기에서 가장 적대시해야 한다. 글쓴이가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게으르다거나, 백인들은 모두 나쁘다거나, 남성들은 모두 포식자이며 여성들은 모두 착하고 순하다는 식의 입장을 취하면 독자는 화가 나고 언짢아진다. 내 말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수십 년간 직원들을 관리하며 매일같이 느낀 점은 “저도 확실치는 않은데,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말할 때 사람들이 한결 호의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독선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Part 4. 글쓰기에 유용한 조언들
스토리의 중요성은 이미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스토리를 갈구하는 우리의 욕망은 유전자에 깊이 새겨져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스토리로 누군가 세상을 보는 시점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숫자를 엘리트 계층과 연관 짓기 때문에 통계 수치를 잘 믿으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스토리는 진실하게 느껴져 신뢰하는 모습을 보인다. 언뜻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팩트보다 일화나 스토리를 믿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브리티시 퓨처(British Future)는 이민자에 대한 통계 수치보다 이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 대중이 더욱 긍정적으로 반응한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숫자를 인위적이고 엘리트주의적으로 인식한다고 전했다.
우리의 두뇌는 사실이라고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반하는 정보를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의 편견에 부합하는 정보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 연구자들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진짜 뉴스보다 가짜 뉴스가 퍼지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가짜 뉴스를 더욱 재미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팩트보다 감정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이상한 시대가 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감정이 항상 팩트보다 중요했다. 따라서 팩트가 전보다 덜 중요해진 문제가 아니라, 이웃에게만 공유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사실을 퍼트리기가 쉬워졌다는 것이 쟁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방어 기제다. 잘못된 정보를 믿었음을 확인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때문에 기존의 신념을 더욱 고수하고 팩트를 묵살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자신을 불편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팩트를 외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기까지 한다.
팩트는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지만, 보통은 팩트 단독의 힘으로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또래 집단의 사회적 압력, 사회적 규범, 감정적 호소가 더해져야 한다.
교정 교열을 볼 때 원고에서 흔히 발견하는 네 가지 실수가 있다.
짧은 글 안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너무 일반적이고 광범위한 글이 탄생한다. 너무 포괄적인 나머지 정작 텅빈 글이 되고 만다. 따라서 한두 가지 중요한 주제에 집중하고 요점을 빨리 꺼내는 것이 좋다.
일반론적인 수준의 글로 독자를 멍하게 만든다.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다. 상세한 이야기나 사례를 더해야 한다.
따라가기 어려운 복잡한 문장으로 글을 쓰거나 지지부진하게 계속 늘어지는 글을 쓴다. 불필요한 내용을 가지치기하듯 쳐낸다!
마지막으로, 관련 업계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알아듣기 어려운 전문 용어를 남발한다. 아무리 복잡한 아이디어라도 일반 독자들에게 명확하고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문 용어를 들어내라.
인생의 대부분을 에디터로 살아온 만큼 에디터가 원하는 바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글을 싣고 싶다면, 거의 모든 에디터들이 바라는 다음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충족시켜야 한다. 바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무언가가 있을 것, 오래된 주제를 새롭게 바라볼 것,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고 깊은 인상을 남길 만한 글쓰기 실력을 갖출 것.
타인의 글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글쓰기 실력을 기르고 싶다면 관심이 가는 글을 찾아 그 글의 구조가 당신의 무의식에 우회적으로 영향을 끼칠 정도로 깊이 빠져들어야 한다. 유명한 글을 읽고, 이 글이 성공적으로 꼽히는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스피치 원고를 작성해야 한다면 훌륭한 스피치를 찾아본다.
Part 5. 설득의 심리학
훌륭한 삶과 훌륭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관해서는 저마다 자신만의 생각이 확고하고,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관점을 지지한다. 독자들의 도덕적 프레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들을 설득할 수 없다. 타인이 근본적인 가치관을 바꾸길 바랄 수 없으므로 타인이 가치관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